[ARTWA Critique] 피고 지며 지속하는 많은 세계들 - 이학(Hak Lee)
한쪽눈떨림, 130.3 X 162.3cm, Mixed media on Canvas, 2017 이학의 전시장에는 수많은 꽃들이 피고 진다. 꽃들만큼의 세계도 피고 진다. 동서고금의 많은 화가들이 꽃을 그렸지만 꽃을 그리는 사연은 이세상의 꽃만큼이나 많을 것이다. 아무 사연도 없는 그림을 그리기 위해 꽃을 그렸다고 해도 달라지는 것은 없다. 현대미술은 너무 아름답거나 의미가 있는 것은 오히려 제쳐두려는 경향도 있다. 현대 미술가들은 눈에 띄지 않는 소재를 눈에 띄는 형식으로 표현하기 위해 애쓴다. 현실에 대한 괄호치기는 조형언어의 혁신에 방점을 찍어온 현대미술의 경향이다. 언어를 강조할수록 소통과 멀어지는 역설도 생겨났다. 언어는 투명하게 뭔가를 전달 해줘야 하는데, 현대적 언어는 자신의 자율성을 강조하면서 그자체로 불투명해지기 때문이다. 그러한 불투명 속에서 예술에 대한 각종 법칙들이 경쟁한다. 미술사의 흐름, 영향 관계 등등의 미학적 담론은 역사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