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WA Note

ARTWA Artist - 이갑철 05  [Energy 氣]

2002년 발표한 <충돌과 반동>이후 수많은 국내외 사진展에 초대되어 전시 및 각종 언론 인터뷰 등으로 이갑철 작가의 인지도는 급속히 높아졌다. 2007년에는 케 브랑리 미술관 (Biennale des images du monde museum – 프랑스, 파리)에서 주최한 세계이미지비엔날레에 한국을 대표하여 참여하였고, 같은 해 서울시립미술관에서 ‘한국현대사진의 풍경’展에 참여하는 등 굵직하게 족적을 남기고 있었다. 한국사진의 흐름 속에서 쉽게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이갑철의 새로운 행보는 어떻게 실체가 없는 보이지 않는 것을 형체를 통해서 보여주는가에 대한 처절한 자신과의 싸움이 아니었을까? 그의 사진은 이렇게 대상을 바라보는 태도와 방법이 다른 사진가들과 확연히 다르기 때문에 독보적인 자신만의 사진 언어를 구축하게 되었다.

<Energy 氣> / 봉화, 2004

이후 작가는 언제나 그러하듯 다음 작업을 위하여 5년간 침잠하는 시간을 가진 뒤 <충돌과 반동>의 후속 작업으로 <Energy 氣>를 발표했다. 한미미술관에서 열린 본 전시에서는 ‘충돌과 반동’에서 보여 준 한국인의 전통적인 삶의 양태에 대한 시각적 탐구는 사라지고 한국의 자연을 형상화시켜 낸 풍경을 선보였다. 어쩌면 한국인의 정서를 형성하고 있는 근원적인 요소를 ‘자연’이라는 대상으로 삼았는지 모른다. 이렇게 <충돌과 반동>의 시각적 확장을 볼 수 있는 <Energy 氣>는 생의 에너지를 분출해내는 것이 비단 사람만이 아니라 동물이나 식물 또는 산과 바다, 하늘과 땅, 바람과 구름 등 만물에 깃들어 있다라고 믿고 있는 작가의 세계관을 반영한다. 어쩌면 생의 에너지는 겉으로 드러나는 것만은 아니다. 그가 생각하는 ‘氣’는 세상 곳곳에서 만난 모든 생명과 물질 속에서 느낄 수 있다. 2007년 후속작업인 <Energy 氣>는 당시에 소개된 작품 이외에도 현재까지 미발표한 사진들이 더 많다.

<Energy 氣> / 해남, 2005

나는 멀리서도 또렷하게 빛나는 작은 별을 볼 때나 눈을 감고 가만히 코끝을 스치는 바람을 느낄 때에도 먹먹한 가슴을 쓸어 안아주는 깊은 바다의 일렁임에서 엄청난 기운을 느끼고 위로 받았다. 하지만 생명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어쩌면 이갑철이 대상을 바라보는 ‘관념의 눈’이 없었기 때문일지 모른다. 이 엄청난 간극을 체감하며 그의 작품을 온전히 감상한다.

이갑철의 작품 속 풍경에서는 분명히 범상치 않은 생명력을 감지하게 된다. 무엇이 이토록 강한 에너지를 발산하게 하는 것일까? 그리고 그 기운이 휘감고 있는 형언할 수 없는 무엇인가가 이갑철의 사진을 스쳐 지나간다. 이렇게 그의 사진은 ‘감각 여행’을 가능하게 한다. ◼

​Text By 최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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