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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월례 개인전

​기억은 피어올라 그림 속 풍경이 되고

이월례_기억은피어올라그림속풍경이되고-포스터(웹용, RGB).jpg

전시일

2019. 3. 21. ~ 2019. 4. 1.

opening 3. 21. 6:00pm

전시장소

ARTWA

서울특별시 용산구 두텁바위로 60길, 49 대원빌딩 본관 3층


관람시간

월-금 10:00am - 6:00pm

토-일 11:00am - 6:00pm

전시문의

02 - 774 - 7747 (월-금)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살아가는 이 땅에서 빠르게 지나치고 잊혀져 버리는 것들의 묘사.

​어떤 것이 진정 아름답고 가치가 있는지를 분별할 시간조차 주지 못하는 '그것들'에 시선을 맞추게 되었다.

쉽게 지나치는 일상에서 빠르게 잊어버린 허기들을 소중하게 그리고 자연이 내게 주는 아름다운

그 모든 것들을 소중하게 여기고 다시 불러 세워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 이월례 작가노트 중 -

10_이월례, 야경_web.jpg

야경, Acrylic and tape on Canvas, 80.5 x 116.7 cm, 2018

100호.jpg

130.3 x 162.2 cm

02_이월례, 소리_web.jpg

달리는 풍경, Acrylic and tape on Canvas, 70 x 117 cm, 2018

05_이월례, 여름이 오는 소리_web.jpg

여름이 오는 소리, Acrylic and tape on Canvas, 97 x 145.5 cm, 2018

06_이월례, 달리는 풍경 KTX_web.jpg

달리는 풍경, Oil, acrylic and tape on Canvas, 72.7 x 116.7 cm, 2018

04_이월례, 시공_web.jpg

시공, Acrylic and tape on Canvas, 92 x 116.2 cm, 2018

01_이월례, 빛이라_web.jpg

빛이라, Acrylic and tape on Canvas, 145.5 x 97 cm, 2018

기억은 피어올라 그림 속 풍경이 되고

 

김석모 (철학박사, 미술사학자)

 

속도를 그리려는 듯 화면 위의 선들이 색을 입고 내 달린다. 색채는 강렬하다. 적색이나 황색 혹은 청색 계열로 이루어진 색 면이 감상자의 시선을 압도하는 동시에 화면의 구도를 결정한다. 곡선적 요소는 좀처럼 찾기 어렵다. 의도적으로 곡선을 배제한 것이 분명하다. 속도감을 배가시키기 위한 일종의 회화적 장치인 셈이다. 기획된 또 다른 회화적 장치가 눈에 띈다. 그림이 마치 투명한 장벽처럼 눈앞에 드리워져 있어 그림 이쪽과 저쪽을 서로 격리 시키고 있다. 감상자의 시선이 창 너머 벌어지는 풍경에 개입할 수 있는 여지는 조금도 보이지 않는다. 작가는 화자(話者)가 되어 감상자와 함께 그림 이편에서 서서 저 너머 그림 속 풍경에 대해 이야기해 준다.

 

굳이 분류 하자면 작가 이월례는 풍경화가다. 하지만 그의 풍경은 감상자의 기대에서 아주 멀리 벗어 나 있다. 쉼을 얻을 수 있는 자연의 조각들은 어디에도 발견되지 않는다. 속도를 이기지 못해 해체된 도시풍경이고, 삭막하기 그지없는 규정할 수 없는 장소가 풍경으로 나타난다. 가끔은 사람의 온기가 묻어 있을 법한 높이 뻗은 돌계단이나 거리의 풍경도 그림의 소재로 등장한다. 하지만 그림 어디에도 암시만 되었을 뿐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모두 어디로 간 것일까? 몇몇 작품에서는 거리 풍경을 그려내는 방법이 독특하다. 감상자는 그림 밖에서 아주 빠른 속도의 물리적 이동을 하고 있는 중이다. 그 움직임은 완료된 과거의 사건이 아니라 항구적 현재성을 띤 진행적 상태이다. 물리적 속도는 선적인 운동감을 가진 색채로 추상화되고, 사람과 풍경은 해체되어 그 안에 녹아 버렸다.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다시 말해 시각적 부재를 통해 존재가 표현되고 있다. 도대체 작가 이월례가 펼쳐 보이는 풍경은 어떤 것일까?

 

작가는 평면이라는 매체에 충실하면서도 다양한 기법적 실험을 이어왔다. 속도감을 강조하기 위해 테이핑(Taping) 기법을 혼용함으로써 자칫 단조로 울 수 있는 회화적 공간에 재료적 변주를 꽤하기도 한다. 작품 전반에서 색과 형태가 왜곡 또는 추상적으로 환원되는 현상이 읽혀진다. 그렇더라도 대상에 대한 인식 완전히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추상과 구체적 형상이 공존하는 가운데 화폭에 담긴 풍경은 사진기의 표준 화각과 거의 일치한다. 피사체를 향한 카메라의 높이를 바꾸어가듯 시선을 움직이며 도시의 풍경을 그려낸다. 화면의 구성이나 속도를 쫒아가는 방식 등에서 사진과의 유사성이 포착된다. 그렇다고 사진을 맹목적으로 모방한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화가는 회화적으로 사진과 어떤 대결을 펼치고 있는 것일까? 광학적으로 아무리 정밀하고 치밀한 기계장치의 촘촘한 연산(演算)이라 할지라도 모든 것을 잡아 내지 못한다. 특히나 그것이 측정의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면 분명히 오류가 발생될 것이고, 시각적 현상 너머의 영역에 속한 것이라면 기계적 판독은 불능상태에 빠질 것이다.

 

그렇다면 미술가가 다양한 회화적 방법들을 동원하여 그려내려는 풍경의 실체는 무엇일까? 속도에 쓸린 듯 일그러져버린 도시의 풍경, 지구를 돌고 돌아 어딘가에 덩그러니 놓인 컨테이너 그리고 기념비처럼 우뚝 서 있는 미국산 패스트푸드 광고판은 구태여 그림으로 기록할 만큼 흥미를 유발시키는 소재라고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진부하고 상투적이라서 그럴까, 직관적으로 읽혀진 도상(圖像)의 의미는 지나치게 공공연해 보인다. 현대문명과 기술발전이 물리적 시공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엄청난 속도를 전리품으로 획득했지만, 인류를 물질의 노예로 전락시킨 자본주의라는 신제국주의적 맹수는 속도를 통해 세계와 정신을 분쇄해 버린다는 디스토피아(Dystopia)적 서사 정도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화가 이월례의 회화적 반전은 그림 속 풍경이 아름답다는데 있다. 사회적 문제를 제기하는 것도, 자본주의가 야기한 폐해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담고 있는 것도 아니다. 그 누구도 선뜻 동의하기 어렵겠지만, 해체되어가는 그림 속 풍경이 화가에게는 아름다움에 대한 표상이다. 반어적이거나 역설적으로가 아니라, 정말로 화가는 그 풍경을 아름답게 여기고 있다.

 

이월례의 작업 세계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그가 그린 모든 풍경이 의식 위로 길어 올려 진 기억의 조각들로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알 필요가 있다. 도상의 보편성이 전혀 작동되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월례의 회화적 언어는 철저히 개인적 경험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새로운 언어이기 때문이다. 그는 남도의 땅 끝 해남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어부였다. 형제들과는 나이차이가 많이 나는 막둥이였다. 교육을 받기 위해 목포로 이사를 왔고 그곳에서 고등학교를 마쳤다. 미술에 소질이 있던 터라 어릴 때부터 그림을 배웠고 화가로의 꿈을 키워갔다. 미술선생이자 멘토였던 이세상을 쫓아 무작정 서울로 올라왔다. 민중계열의 그림을 그렸던 이세상은 좀 더 큰 세상에서 작업 세계를 펼치고자 상경했고, 갓 고등학교를 졸업했던 이월례 역시 미대진학의 꿈을 품고 선생의 뒤를 따랐다. 그 때가 1988년이다. 서울은 올림픽 준비로 분주했을 터이고, 빤한 주머니 사정에 혈혈단신 입에 풀칠하기도 어려웠을 형편에 화가의 꿈을 접지 않은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그 시절 이월례의 머릿속에 각인된 것이 도시의 공기를 가득 채운 간판들이다. 그에게 휘황찬란한 간판들은 도시 속 고독이 아니라 꿈을 향한 희망과 자유였다. 그가 풍경화에서 도시 풍경과 간판에 집착을 보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특히 노란 곡선이 두 개의 산등선을 그리며 알파벳 엠(M)자를 만드는 맥도널드는 그녀에게는 큰 위안을 주었다. 갈 곳도, 쉴 곳도 없는 대도시에서 잠시도 꺼지지 않고 빛나는 맥도널드가 유일한 벗처럼 따듯하게 느껴졌던 것이다. 이러한 경험들이 이월례의 회화적 언어를 만들어 왔다.

 

이월례의 도시 풍경은 이처럼 화가의 머릿속 어딘가에 자리 잡은 기억들이 시간의 가공을 거쳐 색과 형을 입고 드러난 것이다. 유독 달리는 창 밖 풍경이 자주 등장하는 것은 움직임이 만들어내는 잔상이 기억과 쉬 융화되어 화재(畵材)로 떠오르기 때문이다. 머리로 그림을 그리며 시대의 거대 담론을 만지작거리는 미술가들과는 사뭇 다른 결의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지독히 고되었던 생의 험로들을 형상으로 불러내어 그림 속 풍경으로 담아내는 것. 어쩌면 이것이 화가가 자신에게 해 줄 수 있는 유일한 위로가 아니겠는가? 화가의 눈을 빌어 시대를 읽고, 미처 생각지도 못한 관점들을 발견해 가는 것은 오롯이 감상자의 몫이리라. 모든 작품은 이론(異論)의 여지없이 사회적 산물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에 앞서 모든 작품은 창작자 개인과 가장 밀접한 관계를 맺는다. 단순하지만 진리에 가까운 이 명제가 얼마나 간과되고 있는지 반추할 필요가 있다. 공허한 개념과 이론이 난무하는 가운데 오히려 이월례의 삶의 여정이 만들어 놓은 소박하지만 진솔한 언어가 미술의 본질에 훨씬 더 다가가 있는 것은 아닌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작가  소개

 

1970   해남 출생

 

학력

동국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 전공

개인전

신촌현대백화점 갤러리H

단원미술대전 선정작가

규영갤러리 등 8회

단체전

2017   목포는 항구다, 목포문화예술회관

2016   Seoul Art Show

한국수채화공모전, 예술의전당

교하아트센터, 7인의드로잉

대한민국 수채화대전

경인미술대전

환경미술대전

청년미술제, 세종문화회관

국제작은작품미술제

2008   숲의 경계보다전, 광화문 갤러리, 서울

청유회, 라메르갤러리, 서울

제주감성전

동국 100인전, 세종문화회관

한국미술협회, 청유회

ETC

신촌현대백화점문화센터출강

월례화실

수상

2002-2004   한국 수채화공모전 특선, 입상 (예술의 전당, 세종문화회관)

2005-2007   대한민국 수채화대전 특선

                    경인미술대전 장려상

                    벽골미술대전 특선

                    청년미술제 (세종문화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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