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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WA PICK] 휘트니 미술관 (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 04


1981년도 휘트니 비엔날레는 다양한 매체의 재능 있는 작가들을 소개했다. 특히 사진작가 로버트 매플소프(Robert Maplethorpe), 행위예술가 로버트 윌슨 (Robert Wilson), 화가이자 영화감독 줄리언 슈나벨(Julian Schnabel)등의 작품이 전시되었다.

1983년 전시의 주축은 신표현주의(Neo-Expressionism)와 구상화였으며, 영화와 비디오 작품이 총망라된 최초의 멀티미디어 비엔날레이기도 하였다.

1987년 휘트니 비엔날레에는 참여 작가의 24%만이 여성이었는데, 게릴라 걸스(Guerrilla Girls)는 이러한 세태를 꼬집으며 <게릴라 걸스가 평가하는 휘트니>展을 열었다. 이 전시 이후, 여성들과 소수인종의 작가들의 참여율이 높아졌으며, 그 결과 1989년 비엔날레의 참여 작가의 중 40%가 여성이었다.

휘트니 비엔날레는 한국과도 깊은 인연이 있다. 1993년에 최초로 국경을 넘어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개최된 곳이 바로 한국이었기 때문이다. 이 행사는 당시 국제적인 명성을 얻고 있던 故백남준에 의해서 추진되었다. 해외의 비엔날레를 국내에 유치하는 것은 순탄치 않았다. 장소에 있어서도 故백남준은 예술의 전당에서의 개최를 원했지만, 협소한 장소와 예산이 모자란다는 이유로 거절당하고, 당시 국립현대미술관의 故임영방 관장의 적극적인 러브콜로 성사될 수 있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한국작가 10인의 작품을 포함하여 ‘경계선’이라는 주제로 진행할 것을 제안하였지만, 휘트니 측에서는 미국 내 신진 작가 발굴의 성격이 변질될 것을 우려하여 이를 거절하고, 뉴욕에 출품된 작품들만 전시하기로 한다. ‘휘트니 비엔날레 뉴욕’에서는 총 82명 작가의 150점의 작품이 전시되었지만, “한국적 정서를 고려한” 몇몇 작품에 대한 자체적인 검열 때문에 한국에서는 61명 작가의 107점의 작품이 전시된다.

‘1993 휘트니 비엔날레’는 당대 국제 미술계의 최신 경향을 대변했고 “인종적, 민족적, 젠더 상의 다문화주의적 접근방식을 적극적으로 실험한” 대표적인 전시였다. 전시 내용에 있어서도 설치미술과 비디오 작품의 수를 대폭 늘림으로써 회화 중심의 전시 패러다임에서 벗어났고, 작가들도 미국 내의 유색인종, 여성작가, 동성애자 등 사회적 소수자들을 대거 포함시켰다. 15만 명이 참관한 이 행사는 우물 안 개구리 같던 한국 미술계에 큰 영향을 미쳤다. 당시 ‘비엔날레’라는 용어가 일반인에게 알려졌고, 1995년 아시아 최대 미술 축제인 ‘광주 비엔날레’가 생기는 등 한국 미술 발전에 커다란 기폭제가 됐다.

미국 신진 작가들에게 기회를 주고자 하는 휘트니 비엔날레의 취지는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1997년에는 미국 시민권자뿐만 아니라 미국에 거주하는 외국인 작가들에게도 그 문을 열어주었다.

2000년부터는 벅스바움 재단(Bucksbaum Family Foundation)과 함께 벅스바움 상(Bucksbaum Award)을 시작한다. 이는 미국에 거주하며 작업하며, 그 해에 휘트니 비엔날레에 작품을 전시한 작가 중에서 미국 미술사에 항구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1명을 선정하고, 수상자에게 10만 달러의 상금을 수여한다.

2000년 제 1회벅스바움 상(Bucksbaum Award) 수상자인 폴 파이퍼(PAUL PFEIFFER)의 작품

휘트니 비엔날레는 2008년에 재정 위기를 한번 겪으면서 침체되기도 하였지만, 2015년에 완공된 새로운 미술관으로 이사한 후 처음 열리는 2017년 휘트니 비엔날레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크리스포터 루(Christopher Y. Lew)와 미아 락(Mia Lock)을 공식 큐레이터로 선정하였는데, 두 사람은 각각 중국계와 한국계 미국인이다. 아담 디 와인버그(Adam D. Weinberg) 관장은 "당대의 미술계를 엄밀히 보고자 젊고 재능있는 큐레이터를 필요로 했다"며 "새 미술관에서의 첫 비엔날레가 이들에 의하여 펼쳐지는 것을 매우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2017년 휘트니 비엔날레에는 한국인 최초로 2016년에 휴고보스상(Hugo Boss Prize)을 수상한 아니카 이(Anicka Yi)의 작품도 선보인다.

휘트니 비엔날레 2017의 공식 큐레이터인 크리스포터 루(Christopher Y. Lew, 왼쪽)와 미아 락(Mia Lock, 오른쪽)

휘트니 미술관은 자국의 신진 작가들에게 전시의 기회를 마련해주고, 그들의 작품을 소장하면서 세계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속적으로 지원을 하고 있다. 이러한 지원으로 세계적인 작가들이 탄생하면서 미술관 또한 명성을 얻게 되었다.

지금까지 휘트니 미술관의 설립취지와 족적을 살펴보면서 느끼는 바가 크다. 먼저 세계적인 작가가 탄생하기 위해서는, 미술을 사랑하고 향유하는 계층의 지원과 그들의 가능성에 대한 믿음이 필수적이라는 것을 알았다. 2016년 현재 전례없이 세계 미술계의 이목이 한국을 주목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명성이 자자한 페로탱 갤러리(Galerie Perrotin) 서울 삼청동에 분점을 오픈하였고, 프랑스의 퐁피두 센터(Centre Pompidou) 또한 한국에 분관을 낼 예정이라고 한다. 이런 시기야 말로 한국의 신진 작가들에게 기회가 제공되고, 그들의 창조적인 에너지가 이어질 수 있도록 아낌없는 지원이 필요한 때이다.

* 게릴라 걸스 : 1985년 뉴욕에서 결성된 익명의 여성 예술가 모임. 미니스커트에 망사 스타킹을 신고 고릴라 마스크를 뒤집어쓴 채 공공장소에 나타나 문화 전반에 밴 성차별과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각종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 휘트니 비엔날레 2017

일시 : 2017년 3/17 (금) ~ 6/11(일)

개최 장소 : 휘트니 미술관

참여작가 (총 63명) : Zarouhie Abdalian, Basma Alsharif, Jo Baer, Eric Baudelaire, Robert Beavers, Larry Bell, Matt Browning, Susan Cianciolo, Mary Helena Clark, John Divola, Celeste Dupuy-Spencer, Rafa Esparza, Kevin Jerome Everson, GCC, Oto Gillen, Samara Golden, Casey Gollan and Victoria Sobel, Irena Haiduk, Lyle Ashton Harris, Tommy Hartung, Porpentine Charity Heartscape, Sky Hopinka, Shara Hughes, Aaron Flint Jamison, KAYA, Jon Kessler, James N. Kienitz Wilkins, Ajay Kurian, Deana Lawson, An-My Lê, Leigh Ledare, Dani Leventhal, Tala Madani, Park McArthur, Harold Mendez, Carrie Moyer, Ulrike Müller, Julien Nguyen, Tuan Andrew Nguyen, Raúl de Nieves, Aliza Nisenbaum, Occupy Museums, Pope.L aka William Pope.L, Postcommodity, Puppies Puppies, Asad Raza, Jessi Reaves, John Riepenhoff, Chemi Rosado-Seijo, Cameron Rowland, Beatriz Santiago Muñoz, Dana Schutz, Cauleen Smith, Frances Stark, Maya Stovall, Henry Taylor, Torey Thornton, Leslie Thornton and James Richards, Kaari Upson, Kamasi Washington, Leilah Weinraub, Jordan Wolfson, Anicka Y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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