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ARTWA PICK] 크리에이티브 크루 (Creative Crew) 05

미국의 곤충학자 윌리엄 모턴 휠러 (William Morton WHEELER) 는 1910년 《개미:그들의 구조·발달·행동 Ants:Their Structure, Development, and Behavior》 저서를 통해 ‘집단지성 (Collective Intelligence)’ 이라는 개념을 처음으로 제시하였다. 하나의 개체로써 미미한 개미가 공동체를 이루고 협업을 통하여 거대한 개미집을 만들고 사회를 체계적으로 유지하는 것을 관찰하며, 다수의 객체들이 함께 협력함으로서 개인의 지적 능력을 뛰어넘는 힘을 발휘하게 됨을 설명하였다. 이후 무수한 전문가들은 집단이 만들어내는 능력이 집단 내의 가장 우수한 개체보다도 뛰어나다는 실험 결과를 발표하였다.

‘집단지성’ 은 1983년 피터 러셀에 의해 사회학적 정의가 이루어졌고, 어떤 공동의 관심사나 목적에 의해서 모인 사람들이 자발적인 참여와 협력을 통해 각 개인이 보유하고 있는 지식과 전문성을 함께 공유하며 지적 공동체의 상호작용을 통하여 형성되어 가는 지적인 능력을 의미하게 되었다. 1

영화 'Midnight in Paris (2012)' 의 한 장면.

주인공은 초현실화가 살바도르 달리와 사진가 만 레이, 영화감독 루이스 브뉴엘과 함께

클럽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18세기 프랑스의 살롱은 예술가들에게 있어 단순한 사교의 장 이상으로 서로의 예술관과 작품에 대해 논하며 공동체를 형성하는 공간이었다. 파리 뿐 아니라 뉴욕, 그리고 한국에서 또한 카페와 클럽은 예술가들의 작업실이기도 하였고, 공론의 장이 되어주기도 하였다. 이처럼 문화예술을 논할 수 있었던 장소는 예술을 사랑하는 누구에게든 개방되어 있었고, 평등하게 이야기를 주고받을 수 있었다. 특히 예술가들에게는 작업의 아이디어를 얻고 발전시킬 수 있는 곳이었다.

통영의 시인 유치환의 작업실에는 시인 김춘수와 화가 전혁림, 작곡가 윤이상 등의 예술가들이 자주 모여 시대와 예술에 대해 이야기 하였고, 그들은 1945년, '통영문화협회'를 결성하였다. 1927년, 영화감독 이경손이 종로에 개업한 다방 '카카듀'와 이상의 '제비다방' 에서는 시 낭송회와 전시회가 열렸고, 영화인들의 출연섭외가 빈번히 이루어지기도 했다. 이후 50~60년대 명동을 가득 채운 다방과 주점은 예술가들의 집합소가 되었다.

통영문화협회 회원들의 모습

시대가 변화하면서 이러한 모임이나 장소의 결집력과 영향력이 감소하는 듯하다가 1990년 이후 ‘대안공간‘과 같은 다양한 성격의 문화공간이 생겨나면서 이를 중심으로 예술가들이 모여들었다. 여전히 예술가들은 함께 모여서 삶과 예술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서로의 작업에 영향을 주고받는다. 자신의 작품으로 세상을 깨우듯 다른 예술가들과의 소통을 통해 언제나 깨어있기를 원한다.


크리에이터들이 함께 모인 것은 어제, 오늘만의 일은 아니다. 어쩌면 오늘날 예술가들의 모임이 다양해진 데에는 시대와 문화의 변화가 가져다 준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확장일 것이며, 이러한 문화가 도드라진 것에는 인터넷과 SNS의 등장도 큰 몫을 했다. 미래 문화예술계를 이끌어 갈 'V 세대' (88 서울올림픽을 전후하여 탄생한 세대를 일컫는다.) 이들은 국가와 공동체보다 개인의 개성과 삶의 질적 향상을 중요시 하고, 기성세대의 위계 질서와 부조리를 거부하며 지금 시대에 맞는 시대정신을 이야기하고 표현하기를 원한다. 구속되어지기를 거부하고 다양성을 존중하며 늘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오늘날 아티스트들에게 ‘크리에이티브 크루’ 문화는 어쩌면 필수불가결한 문화이지 않을까? 살롱과 같은 공간은 사라졌고, 불특정 다수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지는 않지만 이들은 예술가 모임, 창작 집단, 아티스트그룹 등의 다양한 이름과 성격으로 개성있는 목소리를 낼 것이라 생각한다.

끝,

1. 발췌: HRD 용어사전, (사)한국기업교육학회, 2010. 9. 6., (주)중앙경제


보관
태그 검색
아직 태그가 없습니다.
공식 SNS 페이지
  • Facebook Basic Square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