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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WA Lab] Künstler 04 - 볼프강 라이프 (Wolfgang Laib)



예술이 형상과 색상 그리고 공간의 문제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면 예술은 다른 영역에서는 거의 불가능한 개방성과 시각적 힘을 갖고 있다. 나는 예술을 하려고만 한다면 불가능한 것과 보이지 않는 것 그리고 비전이 사실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믿는다. 나의 예술관은 사실상 모든 면에서 유럽의 전통적 예술관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 하지만 나는 예술가가 되었고 의사로 남지 않았다.

- Wolfgang Laib


예술작품은 사람들의 심상을 다양한 방향으로 인도한다. 어쩌면 예술가들은 선천적으로 구도자의 운명을 타고난 것 같다. 특히 ‘침묵으로 초대’ 하는 작가는 설치 예술가 볼프강 라이프, 회화의 마크 로스코, 사진가 이갑철을 꼽을 수 있다. 그들의 작품을 마주할 때면 마음 속 깊은 곳에서의 울림을 감당하기 위한 준비의 시간이 필요하다. 먹먹한 감동이야말로 침묵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오늘은 그들 중 한국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볼프강 라이프를 소개한다. 볼프강은 의학 박사였다. 그는 병자들의 큰 고통 앞에서 점점 불행해지고 직업에 만족을 얻지 못했다. 그러던 중 학교에서 철학, 예술사, 임상심리학, 동양학을 공부하면서 산스크리트 언어를 접하고 인도 철학에 심취하기 시작하면서 인도 철학이 실제로 살고 있는 ‘삶의 철학’ 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이후 다양한 나라를 여행하며 루미 (Rumi 1207~1273, 페르시아의 시인 및 신화적 존재) 에게 큰 영감을 받았고 페르시아.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의 단순하고 소박한 사원들의 텅 빈 공간이야말로 무의미한 것들로 채워지지 않은 ‘충만함’ 그 자체라는 것과 가장 기본적이면서 결정적인 바닥의 중요성을 인지하게 되었다. 특히 그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인도의 작은 마을 사람들의 삶이었다. 그곳에는 많은 것이 5,000년, 10,000년 전 그대로이고, 10,000년 후의 모습일 수도 있다고 상상했다. 그들의 삶을 통해서 상업의 단순성, 모든 것과의 어울림, 기대와 희망 등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다. 이후부터 그는 인생을 살면서 한가운데를 단순히 통과하는 곧바른 길 보다는 오히려 예술을 선택하여 자신이 깨달은 것과 진리를 추구하기 위해 우회 (迂廻) 하는 길을 걸어가고 있다.


그는 볼 수 있는 모양과 볼 수 없는 모양이 동일한 곳, 텅 빈 것이 꽉 차 있고 그 반대인 장소를 찾아 작품을 설치한다. 그의 특별한 재능은 이를 가능하게 한다. 볼프강의 작품은 특별히 공간과 분리되거나 환경과 다른 요소를 가지고 있지 않다. 가자체가 관람자의 심상 (心相) 과 만나 하나의 작품이 된다. 볼프강 라이프는 예술이 과연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작가임에는 분명하다.




나는 꽃가루를 모으고 펼칩니다. 꽃가루는 가장 순수한 자연주의나 동시에 가장 순수한 추상이고 영혼이 될 수 있습니다. 산처럼 높이 쌓고, 돌에 우유를 부어 넣습니다. 이 충만은 있는 그대로는 스스로 만들 수 없습니다. 파란색 그림과 파란 하늘의 차이입니다. 작을수록, 깨지기 쉬울수록, 일시적일수록 더욱 흥분된다. - Wolfgang Laib




다음은 요한네스 클라더스의 글 중에서 발췌했다.


<요한네스 클라더스(Johannes Cladders) – 묀셀글라드바흐 압타이베르크 시립 박물과 관장 역임, 2009년 사망>



양극화의 탈피


그가 찾은 '다른 것'과 그가 추구하는 '다른 길' 은 앞이나 뒤로 가는 방향에서 정해지는 것이 아니다. 과거와 현재 사이, 구성된 삶과 자유롭게 형성된 삶 사이. 이성적인 것과 감정 사이, 종속과 자유 사이에서 그의 생각은 오히려 다리가 된다. 그리고 이러한 경계는 극복된다. 라이트에게는 전혀 다른 사물의 질이 화두가 된다. 왜냐하면 라이프가 짜놓은 '우주' 에는 방향도, 방향에 의한 ‘시간’ 없기 때문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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