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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WA PICK] 해외 미술계뉴스 - 프리다 칼로부터 마크 로스코까지, 유명 작가 8명의 생애 마지막 작품

프리다 칼로에서 로스코에 이르기까지 이 저명한 아티스트들의 생애 마지막 작품들은 거의 신적인 상태에 이르러 있다. 아래에 소개될 8명의 아티스트들은 그들의 경력을 형성하고 위험을 감내하면서도, 실존주의적 질문에 대한 고민들을 마지막 순간까지도 놓지 않았다.

살바도르 달리 (Salvador Dalí) - The Swallow’s Tail 1983

Salvador Dalí, The Swallow's Tail, 1983.

Courtesy of the Dalí Theatre and Museum, Figueres, Spain.

초현실주의의 거장 달리의 작업들은 프로이드 정신 분석과 깊은 연관이 있었다. 그러나 그의 마지막 회화 작품은 그동안의 작업과는 달리 20세기 수학자인 르네 톰 (René Thom) 의 ‘카타스트로피 이론 (catastrophe theory)’ 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카타스트로피 이론은 불연속현상 - 연속적인 변화가 불연속적인 결과를 초래하는 현상 - 을 다루는 수학적 이론으로 삶에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현상들을 예측하기 위한 한 프랑스 수학자의 시도였다. 이 이론은 오랜 시간 달리가 관심을 가져왔던 ‘시간’이라는 주제와 그의 미적 감성을 건드리기에 충분했으며, 실제로 카타스트로피 이론과 연관된 그의 마지막 회화 <The Swallow’s Tail> 은 4차원의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설명하기 위해 톰이 사용한 그래프들을 차용하기도 했다. 달리의 마지막 작품 속에는 그가 매료된 새로운 수학적 이론 뿐만 아니라 아내를 먼저 떠나 보내야 했던 깊은 슬픔 또한 함께 드러나 있다.

마르셸 뒤샹 (Marcel Duchamp) - Given: 1. The Waterfall, 2. The Illuminating Gas 1946–66

Marcel Duchamp, Étant donnés: 1° la chute d'eau, 2° le gaz d'éclairage . . .

(Given: 1. The Waterfall, 2. The Illuminating Gas . . . ), 1946-1966.

© Artists Rights Society (ARS), New York / ADAGP, Paris / Estate of Marcel Duchamp.

Courtesy of the Philadelphia Museum of Art.

마르셸 뒤샹은 당시 주변 사람들 모두 그가 예술창작 활동과 관련한 모든 것들을 포기하였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그의 사후 공개된 <Given: 1. The Waterfall, 2. The Illuminating Gas> 은 20년의 시간 동안 비밀리에 진행되어온 뒤샹의 마지막 작업이다. 낡은 문을 들여다 보도록한 이 설치 작업은 관람자로 하여금 관음증적 태도를 취하게 한다. 스페인에서 공수해 온 오래된 문의 뒷편으로 펼쳐지는 광경은 그 복잡한 구성과 표현주의적 리얼리즘에 감탄을 금할 수 밖에 없다.


작품의 전경 (前景) 에는 한 손에 램프를 쥔 여자가 나무가지 더미에 누워있어 마치 범죄현장을 묘사하는 듯하다. 이 여인은 뒤샹의 두번째 아내이자 연인이었던 마리아 마틴즈 (Maria Martins) 캐스팅한 것으로 영국 화가 존 에버렛 밀레이 (John Everett Millais) 의 <오펠리아 (Ophelia)> 보다도 더욱 매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프리다 칼로 (Frida Kahlo) - Viva La Vida, Watermelons 1954

Frida Kahlo, Viva la Vida, Watermelons, 1954. Photo by Jen Wilton, via Flickr.

프리다 칼로는 말년에 이르러 상당한 양의 정물화를 그렸다. 특히 그녀의 정물화에 자주 등장하는 수박은 멕시코 예술에서 자주 등장하는 소재로 일년에 한번 죽은 자들을 기리는 멕시코의 전통 행사인 ‘the Day of the Dead (죽은 자들의 날)’ 의 상징물 중 하나이기도 하다. 프리다 역시 조각난 과일들을 통해 그녀가 일생을 안고 왔던 육체적 고통을 표현하였다. 프리다 칼로는 죽기 8일 전, 7개의 수박덩이들을 그렸고 전면에 위치한 수박 조각에 ‘Viva la vida (삶이여 영원하라)’ 라는 문구와 함께 자신의 이름, 작업 연도와 장소를 새겨두었다.


뇌성마비와 살아난 것만으로도 기적이었던 교통사고, 그리고 그로 인해 평생 겪어야 했던 신체적 고통, 남편의 외도와 3번의 유산. 고통스러운 삶의 가운데 프리다는 지인에게 이러한 내용의 편지를 보낸 적이 있다. ‘이런 날들이 계속된다면 차라리 내가 이 세상에서 없어지는 게 낫지 않을까?’


붉은 수박 과육 속에 새겨 놓은 그녀의 마지막 메시지는 전쟁과도 같은 삶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자 했던 삶에 대한 프리다의 생각과 태도를 드러내고 있다.

그리고 그녀는 죽기 전, 일기장의 마지막에 이런 말을 써두었다. “I hope the exit is joyful and I hope never to return. 이 외출이 행복하기를 그리고 다시 돌아오지 않기를...”

아그네스 마틴 (Agnes Martin) - Untitled 2004

Agnes Martin, Untitled, 2004. Courtesy of Pace Gallery.

선 (Zen) 의 경지에서 절제된 선과 색으로 자연과 삶, 그리고 그 너머의 초월적인 에너지를 그려왔던 아그네스 마틴은 죽기 전 10인치 사이즈의 작은 드로잉을 남겼다. 반복적인 직선으로 구성된 이전의 작업과는 달리 화분의 형상을 한 구불구불한 선을 그렸지만, 그녀는 여전히 선과 그들이 구성하는 공간 관계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있다. 또한, 작가는 침착하게 선을 그려내며, 92세의 자신의 심상 (心像) 을 표현해 내었다.


그녀는 결국 생의 마지막에 이르러 더욱 선명한 색과 형태를 표현하기 위해 격자 (grid) 로부터 해방하였다.

마크 로스코 (Mark Rothko) - Untitled 1970 1970

Mark Rothko, Untitled, 1970. Courtesy of the National Gallery of Art, Washington, DC.

마크 로스코는 인간의 근본적인 감정들을 표현하기 위해 경계가 모호한 큰 사각의 색면들을 사용하였고, 강렬한 색채의 회화 작업들은 공감과 경외를 불러일으킬 정도로 신비롭다. 로스코의 생애 마지막 작업은 비대칭의 직사각형과 제한된 색을 사용했다는 점에서 구성면에서는 이전의 작업들과 굉장히 친숙하다. 그러나, 그가 주로 사용한 어두운 색채들과 비교해 보았을 때, <Untitled 1970> 의 밝은 빨강의 색조는 굉장히 주목할 만하다. 말년에 로스코는 자신의 사회적 명성에 대하여 극도로 불편해 하였으며, 오히려 자신의 미술적 진보가 막다른 골목에 다다르지 않았는지 두려워했다. 이에 1964년 이후부터 로스코는 주로 어두운 색이 지배하는 작품을 선보였으며, 구성이 더욱 단조로워지고 무거움과 우울함의 정조가 짙게 드리워졌다. 그가 죽음을 결심한 날 제작된 이 회화 작업의 대담한 색채는 붉은 피를 연상시킴으로써 로스코의 자살을 암시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참고_[네이버 지식백과] 마르크 로스코 [Mark Rothko] 두산백과

프란시스 베이컨 (Francis Bacon) - Study of a Bull 1991

Francis BaconStudy of a Bull1991Guggenheim Museum Bilbao

지난 해, 프란시스 베이컨의 전작 (全作) 의 레조네 (Catalogue Raisonné) 를 정리하던 한 미술사학자가 런던의 개인 소장품에서 발견한 베이컨의 최후 (最後) 의 작품을 대중에 공개했다. 베이컨이 생애 마지막으로 그린 <Study of a Bull> 은 투우에 대한 작가의 관심을 반영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의 작업들에서 반복되어 온 죽음에 대한 깊은 고찰을 표현하고 있다. 수년간 술에 빠져 방탕한 생활을 지내온 베이컨의 건강은 말년에 이르러 극심하게 악화되었고, 마지막 작업을 그리면서 죽음이 가까이에 이르렀음을 스스로 인지하였다.


<Study of a Bull>의 황소는 베이컨의 이전 작업들에서 강인한 이미지로 표현된 것과 달리 어둠과 함께 타는듯 흐리게 표현되었다. 자신의 스튜디오를 배경으로 마치 먼지처럼 표현해 낸 황소의 이미지는 성경의 구절인 ‘dust to dust’ – 원문: For you are dust, and to dust you shall return. 너는 흙이니 흙으로 돌아갈 것이니라. (창세기 3:19) 를 상기시킨다.

키스 해링 (Keith Haring) - The Blueprint Drawings 1990

Keith HaringThe Blueprint drawings #71990Hamilton-Selway Fine Art

Keith HaringThe Blueprint drawings #141990Hamilton-Selway Fine Art

키스 해링이 일약 스타덤에 오르기 전인 1980년에서 1981년까지 그는 중성적인 인간의 형상과 다양한 소재들을 픽토그램 (Pictogram) 과 같이 간결한 선을 이용하여 폭력, 성적 행위를 표현한 드로잉 연작을 진행했다. 해링은 1990년 초반에 다시 같은 스타일의 스크린 작업들을 이용한 포트폴리오를 제작했다. 동성애와 에이즈에 대한 이야기를 다소 감정적이면서도 급진적으로 표현한 이 작업들은 해링이 죽기 한달 전 비로소 포트폴리오로 제작되었다.

잭슨 폴록 (Jackson Pollock) - Red, Black & Silver 1956

잭슨 폴록의 마지막으로 알려진 작품은 그 진위에 대한 논란이 수년간 지속되었다. 붉은 색과 짙은 검은 물감을 이용하여 작업한 이 작품은 잭슨 폴록 작품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그의 연인이었던 루스 클리그먼 (Ruth Kligman) 은 이 작품이 교통사고로 죽기 전 폴록이 자신을 위해 제작한 작품이라며 진품임을 주장했다. 그러나, 폴록-크라스너 진품감정 위원회 (the Pollock-Krasner Authentication Board) 는 작가의 작품집에 싣는 것조차 거부할 정도로 계속하여 그 주장을 반대해 왔으나, 클리그먼 사후, 2013년 진행된 작품에 대한 작품 성분 분석의 결과에서 폴록의 머리카락과 그가 거주하던 해안의 모래알, 그리고 폴록이 사용했던 러그의 털 일부가 발견되면서 그녀의 주장을 뒷받침하였다.


폴록의 마지막 작품만큼이나 그의 죽음을 둘러싼 이야기들도 무성하다. 사고 당시 폴록은 만취 상태에서 연인이었던 클리그먼과 그녀의 친구를 동행한 채 운전대를 잡았고, 엄청난 스피드로 커브 돌기를 반복하다 나무가 있는 쪽으로 미끌어져 버렸다. 이 사고로 폴록과 친구 에디스는 결국 죽음을 맞이했고 이를 두고 일부는 단순 사고가 아닌 아내와의 이별과 작업의 한계, 외로움과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폴록이 스스로 죽음을 의도한 것이라 이야기한다.




출처_ARTSY MAGAZINE - The Final Artworks of 8 Famous Artists, from Frida Kahlo to Mark Rothk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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