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WA PICK] 터너 프라이즈(Turner Prize) 04 – 레이첼 화이트리드(Rachel Whiteread)

July 1, 2017

전 세계 미술賞 중 권위 있는 상으로 손꼽히며 34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터너 상(Turner Prize)’은 세계적인 작가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기도 하다. 수상자들은 가장 대표적인 비엔날레, 도큐멘터, 미술관등에 집중 초대되었기 때문에 작가들뿐만 아니라 미술인들의 주목을 받게 되고, 이러한 이유로 영국은 서서히 현대미술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그러나 수상자들 중에는 마치 ‘면죄부’을 받은 것처럼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에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서서히 그 이름이 퇴색되거나 작업의 발전이 보이지 않는 경우도 상당수 있다. 
이에, ARTWA는 수상 이후 더욱 맹렬히 창작활동을 통해 수상자로서의 명성을 유지하고 후배 미술인들에게 귀감이 되는 작가 7인을 선별하여 국내에서는 쉽게 접하기 힘든 그들의 수상소감이나 전시 영상에 한글자막을 입혀 공유하고 있다.

 

앞서 소개한 말콤 몰리(Malcolm Morley), 아니쉬 카푸어(Anish Kapoor)에 이어서 세번째 소개하는 레이첼 화이트리드(Rachel Whiteread)는 첫 여성 수상작가의 영광을 가졌고, 무엇보다 공공장소에서 작업과정이 공개되면서 대중의 관심을 받았지만 이 작품은 어떠한 예술적인 감흥을 주지도 않고 집처럼 보이는 쓰레기에 불가하다는 가혹한 평을 받기도 했다. 작품 ‘집(House)’은 집의 내부 공간에 콘크리트를 부어서 굳힌 다음, 외부의 벽을 뜯어내 벙커처럼 생긴 원형의 형태만을 남긴 것이다. 기존의 공간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 ‘집’은 작가가 지속적으로 차용한 방식이고 이 작품과 연관되는 미술 사조들이 많기는 하더라도 이는 미니멀리즘의 미의식으로부터 차용한 것이다. 또한 기법적인 면에서 미술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 작품은 대중의 사랑을 받지 못한 채 두 달 반 만에 철거되었다.

 

1993년 터너 상은 이전 어떤 때보다 대중의 관심이 집중된 해였다. 우선 레이첼 화이트리드가 수상하게 된 결정적인 작품인 집(House)은 공공미술의 성격을 띄었고 공공장소에서 모든 작업이 진행되었다. 산업혁명 이후 빈민촌이었던 이스트엔드(East End of London) 지역의  오래된 집으로부터 작품이 만들어졌는데 이 지역은 유럽에서 유행했던 테라스하우스(좁은 집들의 양쪽 벽이 붙은 채 복제된듯 길게 이어진 주거건물)가 무척 많았던 지역이었다. 레이첼 화이트리드는 이러한 테라스하우스 한 채의 내부를 통째로 시멘트 주물을 떠서 작품 ‘집’을 만들어냈다.

 <House(1993)> 

 

이렇게 거대한 공공미술의 성격을 띈 작품을 만든 것은 레이첼로서는 첫 시도였지만 작품과정 및 작품세계는 1990년 이후부터 보여준 작업들과 동일하다. 회화를 전공한 화이트리드는 회화보다는 조각, 특히 주물을 뜨는 과정에 매료되어 그녀만의 독특한 언어로 작품활동을 이어갔는데, 인간의 삶이 묻어나는 공간에 남겨진 흔적과 기억을 담아내려는 작품을 선보였다.  1992년 카셀 도큐멘타에서도 초대되어 영국의 이머징아티스트로 주목받았던 그녀는 바로 그 다음 해에 집 전체를 주물뜨는 작업을 실행에 옮겼다. 우리에게 익숙한 형상을 주물뜨게 되면, 그 형상을 둘러싼 공간을 유형인 상태로 만들게 되는데 이를 통해서 레이첼은 형상과 인간, 공간과 인간 등과 같은 관계, 그리고 영역에 대한 사회적 질문을 던졌다.

 <Ghost(1990)> 인간이 생활하는 장소에 언제나 존재하지만 보이지 않는 '공간', 또는 '여백' 을 시각화하는 작업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관계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1993년 작품 집(House)은 그녀가 말하고자 하는 지점이 가장 적절히 드러난 작품인데, 작품이 완성된 직후 수많은 언론으로부터 보도되었다. 그녀의 작품세계보다는 작품의 기괴한 모습 자체가 보도거리였으며, 특히 많은 사람들이 스쳐지나간 전형적인 테라스하우스의 공간을 반전시켜 형상으로 만들어냈다는 지점이 대중의 관심을 끌게 하였다. 또한 이스트엔드 주민들은 시청으로부터 작품이 곧 철거될 것이라는 소식을 접하고 3,300명에 달하는 서명이 담긴 탄원서를 제출하기도 하였다. 또한 1993년 안티 터너 상이라고 불리던 케이파운데이션어워드(K.foundation award) 수상 또한 그녀가 받게 되었는데, 시상식은 터너 상 시상식 후 테이트 앞에서 진행되었고 상금6만파운드(한화 약 9천만원)가 현금으로 전달되었다. 뉴욕타임즈에서는 레이첼 화이트리드를 영국 20세기의 가장 창의적이며 뛰어난 조각가로 소개하면서 동시대미술에 관심을 가지는 영국 대중의 모습에 놀라워하였다.

터너상 수상자로 레이첼화이트가 공표된 같은 시간 테이트갤러리 앞에서는 케이파운데이션 시상식이 상금과 함께 준비 중이었다.

 

아래 작품 '집'에 대한 다큐멘터리와 그녀의 인터뷰 영상은 1993년 이머징아티스트였던 그녀의 작품세계를 그녀의 목소리를 통해 알아볼 수 있다. 

 

레이첼 화이트리드의 작품 ‘집’의 작업과정과 작가의 영상기록이 담긴 다큐멘터리. (자막포함)

 

레이첼 화이트리드의 1993년 모습이 담긴 인터뷰. (자막포함)

 

<1993년 레이첼화이트리드>

 

 

 

< 많은 사람들이 작품의 보존을 위해 힘썼지만 1994년 시의 결정에 의해 철거되었다.>

 

이렇게 10여년 간 이어진 터너 상은 그 영향력을 세계 미술시장에 알리기 시작하였는데 다음 주 소개할 1995년 수상자 데미안 허스트(Damien Hirst)에서는 완전히 자리매김하였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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