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WA PICK] 아트마켓 뉴스 - 2천1백억원에 거래된 고갱의 ‘언제 결혼하니?'에 대한 딜러수수료와 비하인드 스토리

January 21, 2018

폴 고갱(Paul Gauguin)의 ‘언제 결혼하니? (Nafea Faa Ipoipo: When Will You Marry?)’는 2015년에 경매가 아닌 개인거래로 판매가 이루어졌다. 당시 세계에서 가장 비싼 작품(약 3천억원)이라고 보도되었으나 경매를 통한 거래가 아니어서 실제 작품가격이 공개된 상황은 아니었다. 다만 스위스 슈퍼컬렉터 루돌프 스테첼린(Rudolf Staechelin)이 카타르 왕가에 판매하였다는 점과 그 가격이 대략 3천억원이었다는 정보만 알려졌었다. 최근, 이 거래에 많은 역할을 담당했던 아트딜러이자 옥셔니어인 사이먼 드 퓨리(Simon de Pury)가 2년 간의 법정싸움에서 승소했다는 소식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렸는데, 이 덕분(?)에 우리는 ‘언제 결혼하니?’가 2015년 당시 총 2천1백억원에 거래되었다는 사실과 다소 생소할 수도 있는 딜러수수료에 대해 알아볼 수 있다.

 

<영국 고등법원에서 나오는 사이먼 퓨리와 루돌프 스테첼린>

 

그가 고소한 상대는 다름아닌 루돌프였다. 고소 내용은 신사협정(gentleman's agreement)으로 측정되어있는 거래수수료 100억원을 일가로부터 받지 못하였다는 것이다. 사이먼은 2012년 카타르 왕족의 컬렉션을 담당하면서 어릴적 친구이자 고갱의 작품을 소유하고 있었던 루돌프에게 연락을 하였는데 그 당시 그는 2천5백억원 이하로는 팔지 않겠다고 이야기를 한 후 거래가 성사되지 않았다. 시간이 지난 2014년 그들은 다시 만나 가격조정 절차를 거쳐 2천1백억 원으로 거래가 이루어졌으나 수수료는 사이먼에게 지금까지 지불되지 않았었다. 루돌프의 변호인에 따르면 사이먼은 카타르 왕가가 2천1백억원 이상 지불할 마음이 없는 사실을 알고서도 숨긴 채 2014년 재협상 당시 2천3백억원이라는 가격을 제시하며 이는 명백히 신탁의 의무(fiduciary duty)를 위반하였기에 그 어떤 수수료도 지불할 수 없다고 하였다. 이렇게 루돌프는 사이먼이 그를 ‘유혹(lure)’하여 원하는 가격보다 낮은 금액으로 100년이 넘게 가족이 소장하고 있던 작품을 팔아치웠다는 점을 내세우며 강력히 항변하였다. 하지만 영국 고등법원은 사이먼의 손을 들어 작품수수료를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일반 비즈니스의 경우 계약을 통하여 명확하게 수수료에 대한 비용이 기록되지만 미술계는 양측의 신뢰(mutual trust)를 통하여 서면 없이 신사협정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오랜 전통과 관습에 따른 미술품 거래가 지금도 이루어지기 때문에 서면이 아닌 구술에 의한 협상 또한 그만큼 법적 효력을 발휘하여 소송의 증거로 작용할 수 있었던 경우였다. 경매의 경우, 판매자는 일정 금액 이하로는 판매하지 않을 것이라는 하한가를 명시하고 판매수수료 또한 경매사마다 차이는 있지만 정해져 있다. 또한 일정한 낙찰가 이상으로 낙찰되었을 때 매겨지는 일종의 수수료인 바이어 프리미엄을 제시하여 거래가 투명하게 이루어진다.

 

최고의 작품을 소장하기까지 아트 딜러의 역할을 면밀히 들여다 보지는 못하지만 그만큼의 노력이 금전적으로 보상받는 과정에 상당한 모험이 걸려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딜러의 법적인 보호 또한 미술시장 특수성에 따라 받을 수 있다는 사례를 만들었고 그들이 앞으로도 건강한 미술시장 생태계를 지속적으로 형성하는 일원이기를 희망한다.

 

 

* 언제 결혼하니? (Nafea Faa Ipoipo: When Will You Marry?, Paul Gauguin (1892)):  작품이 카타르 왕가에 약 3천억원에 거래되었다는 소식은 지난 2011년 폴 세잔의 ‘카드놀이 하는 사람들’ 거래가 약 2천500억원 기록을 갱신하면서 세계에서 가장 비싼 작품으로 알려졌었다.

 

 

* 사이먼 드 퓨리(Simon de Pury): 1951년 스위스 바젤에서 태어난 사이먼은 오랫동안 소더비(Sotheby’s)에 몸담으며 소더비 유럽 대표로 활동하였다. 미술 경매시장에서 이름이 가장 많이 알려진 옥셔니어로 ‘옥션계의 스타(The Mick Jagger of art auctions)’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 루돌프 스테첼린(Rudolf Staechelin): 그의 아버지는 스위스 비즈니스맨이자 아트컬랙터였고 20세기 초반 스위스 컬렉터 중 최고로 명망높았으며 인상주의, 후기인상주의 작품을 소장하였다. 그의 컬렉션은 현재 루돌프 스테첼린 재단(Rudolf Staechelin’sche Familienstiftung)에서 관리,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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