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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WA Note

ARTWA Artist - 김명규 04  

프랑스에서 작품 활동을 이어가던 김명규는 2008년에 한국으로 귀국하게 된다. 당시 한국은 광우병 사태로 인한 대규모 촛불집회가 연이어 이어졌고, 작가는 그러한 모습을 보고 한국인의 단결성과 역동적 에너지를 보며 새로운 이상 세계에 대한 발전적 가능성을 품고 귀국하였지만, 현실적인 생활고에 시달리며 힘겨운 시기를 보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단단한 정신세계는 현실의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게 하였고, ‘현실은 생각의 그림자’라는 작가의 믿음을 체험을 통해서 확인하는 힘겨운 과정이었다.

이후 그는 맹자, 노자, 장자, 한비자, 부처,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등과 같이 세상을 이해했던 현인(賢人)들의 사상을 담은 책들을 읽으면서 정신세계가 물질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다시금 재확인 하고 확신하게 된다. 작가는 이를 작품으로써 관객들에게 제시하고자 하며 지금까지도 그 탐구를 이어 나가고 있다.

2009년 갤러리 담에서 <그들의 생각과 상관없이>展을 선보인다. 여기서 ‘그들’은 중의적인 표현으로 물질을 가장 높게 생각하는 물질만능주의에 물들어 있는 사람들이거나 사회적인 환경과는 아무런 상관 없이 평화롭기만 한 ‘동물’이기도 하다. 동물들은 인간에 의해서 노동을 착취당하고 그들의 살과 뼈, 심지어는 살가죽까지 온갖 것들을 내놓고는 죽어간다. 아래의 그림은 특히 소들에게 빛나는 보석으로 치장한 훈장을 부여하고 이들을 둘러싼 자연 속에 인간들이 저지르고 있는 전쟁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를 던진다. 특별히 배경에서 보이는 글자들은 겹치고 엉켜서 작가가 생각하는 정신세계를 담고 있다.

좌 : 김명규 <그들의 생각과 상관없이-1>, 광목위에 수묵채색(아크릴 중첩), 81x100cm, 2009

우: 김명규 <그들의 생각과 상관 없이-2(우주선이 있는 별)>, 광목위에 수묵채색(아크릴중첩), 100x100cm, 2009

그 후, 2012년 두 차례 진행된 개인전에서 선보인 작품들은 물방울이 맺힌 듯한 형상을 하고 있다. 사람들의 생각 속에 기억되어 있는 도상들 위에 반복적인 흩뿌리기 기법을 통해서 의도적으로 관람객에게 불편함을 주고자 했다. 이것은 프랑스 유학시절부터 꾸준히 작가가 시도해온 불협화음을 기존과 다른 새로운 방식으로 시도한 것이다. 프랑스 시절에는 색채와 구도로써 불협화음을 만들어냈다면, 이 시기에 작가는 흩뿌려서 만든 물방울과 같은 도상을 만들고 연속적으로 반복된 부분과 모호한 형상을 배치하여 또 다른 불협화음을 보여준다. 이 과정을 반복적으로 거치면서 익숙했던 이미지가 낯설어지고, 낯선 형상들 속에서 익숙한 이미지를 찾을 수 있게 한다.

 

작가는 이 땅 위의 모든 형상은 ‘유한한 형태’에 불과하지만 현실 너머 ‘무한한 정신세계’를 동경하며 자신만의 독특한 조형언어를 모색하고 있다.

나의 그림 대부분에 쏟아 붙는 것은 어색하거나 모호한 관계를 결합시키는 것이다. 그림 속에 만들어 나가는 것은 등장하는 소재와 표현된 기법들이 서로 부딪히게 하고 그 과정에서 에너지도 생성 시킨다.

그림의 소재와 터치의 관계는 어색하다. 그러나 다르다는 관계로 설명할 수 없다. 적어도 그림 안에서는 서로 어울려 놀고 있기 때문에 그들을 표현하자면 불협화음적 파장으로 표현 할 수 있다.

이것은 재구성이다. 나의 표현에서 나타나는 재구성은 다른 관계를 만들기 위한 과정이다. 물체를 이루는 세포의 모임처럼 점과 선 그리고 흩뿌려진 흔적들 그리고 반복되는 구슬들 등이 강아지의 털이 되고 사람의 피부가 되고 또 옷이 되어 화면을 구성한다.

-Text By 김명규

좌 : 김명규 <해바라기>, 화선지 위에 아크릴, 145 x 112cm, 2011

우 : 김명규 <가발> 91x73cm 천위에 혼합재료

다음은 김명규 작가의 최근 작품들을 알아보고, 더 나아가 작가가 새롭게 준비하고 있는 신작에 대하여 알아본다.■

Text by 김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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