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WA PICK] 테이트 모던(Tate Modern) 02

November 22, 2016

<테이트 모던 건축 공고문, 출처: Tate>

 

지난 회 첫 소개에 이어 2000년 시민들에게 첫 선을 보인 테이트 모던 건물을 설계한 헤르초크 & 드 뫼롱 (Herzog & de Meuron)를 소개하고자 한다. 발전소로 사용되었던 거대한 공장을 미술관으로 변모시키기 위하여 테이트 갤러리(Tate Gallery)는 1994년 건축 설계 국제 공모전을 열었다. 이 공모전에 세계 각국에서 총 148개의 디자인이 참여하여 높은 경쟁률을 보여주었으며, 최종 심사에 남은 6팀 중에는 프랑스 파리의 퐁피두센터를 설계한 렌조 피아노(Renzo Piano), 일본 나오시마 섬으로 알려진 안도 타다오(Ando Tadao), 리움미술관을 설계한 렘 쿨하스(Rem Koolhaas)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실제 제출되었던 제안서 표지: 왼쪽부터- Tadao Ando, Herzog & De Meuron, Renzo Piano, Jose Rafael Moneo, David Chipperfield, Rem Koolhaas/Office for Metropolitan Architecture, 출처: Tate>

 

<최종 심사 전 테이트 관계자 및 상위권에 오른 건축사무소 팀들과 현장답사 현장 (1994), 출처: Tate>

 

<최종 심사에 사용되었던 투시도 (1994), 출처:Herzog & de Meuron>

 

이러한 쟁쟁한 건축가들을 제치고, 1995년 헤르초크 & 드 뫼롱이 최종 우승자로 선정된다. 헤르초크 & 드 뫼롱은 당시의 일반적인 건축회사들과는 다른 과감하고 신선한 감각의 디자인으로 포트폴리오를 쌓아가던 중이었다. 동시대 미술을 중점적으로 선보이는 새로운 미술관이 필요했던 테이트는 기존 미술관과는 차별화되는 디자인을 원했을 것이다. 이러한 니즈가 있던 테이트는 미술이론의 철학을 담고 있는 헤르초크 & 드 뫼롱의 제안을 최종적으로 선택하게 되었다. 이 회사의 공동 설립자이며 디자인을 총괄하는 잭 헤르초크 (Jacques Herzog)의 말에 따르면, 도시환경 속에서 오랜 시간 산업시설로 사용되던 공간을 공공의 목적을 가진 미술관으로 변모시키는 것은 큰 도전이었다고 한다. 발전소로 사용될 당시에는 바닥도, 벽도 크게 중요한 부분이 아니었으며, 낡은 기계처럼 폐허가 되어버린 건물의 공간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는 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겠지만, 잭은 이곳에 사람들이 살아가는 도시의 건물에 관한 철학을 더했다.

 

“새것은 과거로부터 생경해서는 안되고 과거도 새것으로부터 생경해서는 안 된다.”

(The new shouldn’t be alien to the old and Old shouldn’t be alien to the new.)

 

 <헤르초크 & 드 뫼롱, 출처: Herzog & de Meuron  >

 

다른 건축가들은 공장의 굴뚝을 철거하는 등 예전의 흔적을 최대한 지우고 새롭게 바꾸는 제안을 했지만 헤르초크 & 드 뫼롱은 기계생산의 상징물이었던 굴뚝조차 철거하지 않은 채 예전의 건물이 가졌던 의미를 잊지 않는 건축 외형적으로 미니멀한(Minimal) 제안을 한다.

 

<헤르초크 & 드 뫼롱의 초기 프로젝트: 왼쪽부터 철도 스위치타워, 리콜라 창고, 괴츠 컬렉션, 출처: Herzog & de Meuron > 

 

여기서 이야기하는 미니멀(Minimal)은 미술 사조에 등장하는 미니멀리즘(Minimalism)*인데 헤르초크 & 드 뫼롱의 회사가 설립된 1978년부터 이어온 그들의 디자인 철학 중 하나이다. 자본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건축계는 철학이나 미학과는 거리가 멀어지면서 건축이 인간에게 선사하는 참된 의미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은 사라지고 있었다. 이러한 시기에 미술사조 미니멀리즘의 ‘최소’, 단순‘을 건축회사에서 받아들여 디자인에 반영했다는 것은 아주 새로우면서도 과감한 시도였다. 미국 미니멀리즘 작가 도널드 주드(Donald Judd)의 정형화된 직육면체의 작업에 영향을 받았다고 하는데 초창기 그들의 건축물을 보면 매우 흡사한 모습을 보인다.

 

그들은 스위스 바젤(Basel)에서 태어났다. 언제나 일상 생활 속에서 미술을 가까이 할 수 있는 환경에서 성장했다. 처음 회사를 설립하였을 때 요셉보이스를 바젤로 초대하여 카니발에 참여시키고 바젤 시가 그의 작품을 소장할 수 있게 힘쓴 에피소드가 있을 정도로 그들은 첫 행보부터 미술과 밀접한 관계를 보여주었다.

<요셉보이스가 바젤 카니발에 참여하고 작품은 그 이후 스위스 바젤 시에 소장된다. (1975) 출처: 콜롬비아 대학교>

 

그들은 또한 건축물을 개별적인 객체로 보지 않고 인간의 삶이 있는 공간, 인간이 지내고 싶어하는 공간을 끊임없이 연구를 하는데 사람이 건물 속을 걸어가면 마치 아름다운 시를 읽는 것처럼 부드러우면서도 편안하게 공간을 음미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그들이 가지고 있는 공공장소에 대한 철학은 생물학과 비교하기도 한다. 세포가 다른 세포와 유기적인 관계로 성장하며 어떠한 생명체의 일부로써 작용하는 것처럼 건축 또한 사회에서 의미가 있고 다른 구성요소와 상호보완적인 존재여야 한다는 것이다.

 

헤르초크 & 드 뫼롱은 미술관이라는 것은 미술작품이 전시가 되는 공간을 넘어서 사람이 공간을 경험하는 것 자체가 즐겁고 흥미로운 일이어야 하고 계단 하나도 허투루 설계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주장한다. 테이트 모던이 훌륭하게 런던의 랜드마크로 자리잡았고 2016년 개관한 테이트 모던 신관 또한 그들이 설계 및 디자인을 맡게 된 것은 헤르초크 & 드 뫼롱의 창립부터 이어져오는 건축과 예술의 경계를 유연하게 바라보며 발전하는 그들의 독창적인 행보임을 보여준다.■

 

 <아이 웨이웨이(Ai WeiWei)와의 콜라보레이션 파빌리온(Serpentine Gallery Pavilion, London, 2012)과 화상통화로 작가와 회의 중인 헤르초크 & 드 뫼롱, 출처: 콜롬비아 대학교>

 

 

 <2016년 말 개관 예정인 M+, 홍콩, 출처: Herzog & de Meuron>

 

*미니멀리즘(Minimalism): 미니멀리즘이란 세계2차대전 이후, 〈더 적은 것이 더 많다〉또는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심미적 원칙에 기초를 두고 있는 예술전통을 말한다. 문학의 영역을 넘어 음악이나 미술 또는 조각이나 건축, 패션에서도 매우 중요한 현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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