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WA PICK] 테이트 모던(Tate Modern) 03

December 23, 2016

 

 테이트 모던이 2000년 개관한 이후 거대한 스케일의 설치작업이 가능하여 지금껏 약 6천만명

이상이 방문한 공간이 있다. 우리에게는 2013년 현대자동차가 10년동안 약65억원(£5 million)을 후원하는 커미션 공간으로 많이 알려진 ‘터바인 홀(Turbine Hall)’이다.

 

<1천평 규모의 터바인 홀은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며 수많은 작가들이 전시를 하고 싶어하는 꿈의 공간이다.

사진출처: Wikimedia.org>.

 

 

 약 1천평(3,300m2) 규모로 가로 23m, 깊이 155m, 높이는 무려 35m인 이 터바인 홀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발전소로 이용되었을 당시 주요 발전용 터빈 기계들이 설치되었던 공간이었다. 워낙 거대한 스케일을 요하는 설치물 작업을 보여줘야 하는 공간이기에 테이트 모던은 처음부터 기업의 후원을 통한 전시를 기획하였으며, 2012년 까지는 유니레버(Unilever) 사로부터 약 60억원(£4.4million)의 지원을 받았다.

 

 다른 곳에서 찾아볼 수 없는 규모의 터바인홀 특별전은 매해10월부터 다음 해 4월경까지 전시를 진행한다. 지금까지 총 14번의 전시는 작가별 특징이 나타나는 장소특정적* 성격으로 진행되었는데 이는 관람객(public)이 눈으로 감상할 뿐 아니라 강렬한 체험적 감상을 경험할 수 있어 테이트 모던을 방문하는 가장 큰 이유가 되기도 한다. 미술관의 목적 중 하나인 ‘공공성’을 뛰어나게 유지하며 이 터바인 홀에서는 남녀노소 누구나 호기심, 즐거움, 혹은 놀라움과 같은 감정을 경험할 수 있는 전시를 기획하고 있다.

 

 

* 장소특정적 미술: 예술가가 작품구상 후 전시장소를 선택하는 과정이 아닌 어떤 장소에 존재하는 창조된 미술을 칭한다.

 

 

<루이스 부르주아의 전시전경. 사진출처: www.sonjavank.com>

 

 

 2000년 5월 터바인 홀의 첫 특별전은 거미조각가로 알려진 루이스 부르주아(Louise Bourgeois)의 ‘나는 한다, 되돌린다, 재생한다(I Do, I Undo, I Redo)’이다.  이 전시에는 자전적 의미가 강한 작품을 선보이는 그녀의 작품세계가 여실히 드러나는 10미터에 가까운 거대한 3개의 탑이 설치되었다. 관람객은 직접 나선형 계단으로 이 탑을 오를 수 있으며 위에 설치된 거울 앞에 앉아 작가의 의도를 경험하며 자신을 돌아보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3개의 탑은 각각 I Do, I Undo, I Redo 의 이름이 정해졌는데 I Redo 는 마치 어머니의 자궁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으며 작가가 강하게 표현하려는 모성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다. 

 <아니쉬 카푸어의 마시아스 전시전경 및 철수장면 사진출처: www.artmag.com, 테이트 공식홈페이지>

 

 

 그 이후 3번째 특별전은 아니쉬 카푸어(Anish Kapoor) 의 ‘마시아스(Marsyas)’이다. 인공물의 조형성으로 만들어내는 비현실적인 시각적 감동으로 전세계에 알려진 이 작가는 터바인 홀의 규모를 가장 잘 활용한 작가 중 한명이라고 할 수 있다. 3개의 거대한 철골 후프를 공중에 배치한 다음 PVC로 이어서 만든 이 작품은 어느 곳에서 보더라도 한 눈에 작품이 들어오지 않는다. 작가 인터뷰에서 그는 ‘하늘을 몸을 하늘로 승화시키고 싶다(I want to make body into sky)’하였는데 핏빛과 유사한 검붉은 색의 표면은 관람객으로 하여금 감각이 인식하는 공간을 새로운 감동으로 다가오게 만들었다.

 

 <울라프 엘리아슨의 기상 프로젝트의 인공 해를 위에서 바라본 모습과 

진짜 태양 아래에서 일광욕을 하는 것 같은 사람들. 사진출처: 울라프 엘리아슨 공식 홈페이지>

 

 

 그 다음 해인 2003년, 울라프 엘리아슨(Olafur Eliasson)의 ‘기상 프로젝트(The Weather Project)’는 터바인 홀에서 태양을 목격하는 장관이 펼쳐졌다. 수백 개의 거울과 조명으로 인공태양이 탄생하였는데 사람들은 일광욕을 하는 것처럼 누워있기도 하고 공원에서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처럼 앉아서 담소를 나누기도 하였다. 특히 맑은 날이 상대적으로 적은 영국에서 인공 태양이 설치된 것은 대중의 뜨거운 열광을 얻었고, 미술계 사람들을 넘어 다양한 사람들에게 테이트 모던을 알리게 되는 전시였다.

 

 

<중국 전통 도자기 공방에서 해바라기씨를 만드는 모습>

 

<사진출처: www.khanacademy.org>

 

 

 최초의 아시아 작가의 전시는 2010년 11번째 특별전 아이웨이웨이(Ai Weiwei)의 해바라기씨(Sunflower Seeds)였다. 도자기로 만들어진 1억 개의 해바라기씨가 터바인 홀에 가득 채워졌다. 중국의 전통 도자기산업의 쇠퇴를 알리고자 중국에서 간식으로 통용되는 해바라기 씨 모양을 전통 도자기 공방에서 장인들이 수작업으로 만들었다. 관람객들이 직접 실물 크기의 도자기 해바라기 씨를 만져보거나 누워볼 수 있었던 이 전시는 안타깝게도 전시 도중 먼지가 많이 생기는 이유로 관람객들이 들어갈 수 없는 전시로 바뀌어 많은 비판을 받기도 하였다. 1억개의 해바라기 씨 모양의 도자기는 전시 이후 미술품 경매회사 소더비에서 29만파운드(약 5억 3천만원)에 낙찰되었다. 이렇게 매년 새로운 전시를 선사하는 특별전들은 기업의 후원이 없었다면 불가능하였을 것이다. 개관 이후 12년 동안 유니레버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위에서 언급한 전시 이외에도 실험적인 퍼포먼스, 영상, 또는 소리예술 전시가 이 거대한 공간에 가득 채워졌다.

 

 

<필립 파레노의 언제 어디서든지 전시전경. 음악, 영상, 떠다니는 풍선물고기 등 다양한 미디어를 활용한 전시이다. 

사진출처: 테이트 공식홈페이지>

 

 

 작년 2015년 첫 현대자동차 후원 전시 이후, 제 2회 특별전 필립 파레노(Philippe Parreno)의 ‘언제어디서든지(Anywhen)’는 금년 10월부터 내년 4월 2일까지 전시되고 있다. 그는 예전부터 작품을 감상하는 방식을 실험하며 작품과 전시공간의 관계를 연구해 왔으며 터바인 홀을 새로운 차원으로 탈바꿈시키는 시도를 하였다.

이처럼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엄청난 규모로 관객의 예상을 뛰어넘는 터바인 홀의 특별전은 테이트 모던이 세계에서 손꼽히는 동시대미술관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 만든 요소 중 하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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